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Smoking

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 8점
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오퍼스프레스

 

쓸쓸한 열한 가지 이야기. 가닿지 않는 친절(「잭 오 랜턴 박사」, 「상어와 씨름하는 남자」), 자기 밖에 몰라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지도 모르는 이기적인 남자(「가장 좋은 일」),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배신하는 여자(「아프지 않아」), 우스꽝스러운 폭력으로 표출되는 권태와 열등감(「B.A.R. 맨」), 가슴에 응어리진 문제를 덮어두고 익살극을 연기하는 환자 가장(「옛날이여 가라」) 등 온기라고는 없는 삭막한 관계와, 꾹꾹 담아두는 아픈 내면의 풍경들이다. ‘고독’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기대거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타인은 없다.

방금 말한 ‘타인’에는 배우자와 가족이 포함된다. 지금 대화를 나누거나 관찰하는 상대, 이것이 우정 또는 사랑이려나, 지켜보지만 그런 것 없다. 철저히 혼자로 분해된다. 춥다. 열두 번째 고독은 나, 각자의 당신들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열한 가지 이야기 중 그나마 미지근한 체온이라도 느낀 장면은 여기. 불안한 마음상태를 눈치 채주고 묻는 부인, 또 그 질문에 둘러 대려했던 애초 계획을 포기하고 핵심으로 바로 답하는 남편. 이 부부가 고마울 정도라면. 


“있잖아, 여보.” 드디어 그가 입을 열었다. 그의 오른손이 천천히 올라오더니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풀려는 것처럼 두 번째 단추를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기가 완전히 꺾여 버린 듯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그는 한 발은 카펫으로 뻗고 한 발은 엉덩이 밑에 깔고 앉으며 안락의자에 고꾸라졌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하루 종일 취한 행동 중에서 가장 우아한 동작이라고 할 만했다. “그들이 나를 해고했어.” 마침내 그가 말했다. (156,「처벌광」)


처음 만난 리처드 예이츠의 잿빛 맨해튼.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를 어서 읽고 비교해보고 싶다.





 


덧글

  • 달을향한사다리 2015/02/16 17:02 # 답글

    오오~ 이 책 찜해야겠어요! 위시 리스트가 줄지를 않아요ㅠ
  • 취한배 2015/02/18 04:44 #

    사거나 읽는 양의 두 배 속도로 길어지는 위시리스트 아니겠습니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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