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3 술이깰때까지자시오

 

지독한 술병에서 살아 돌아왔다. 두통덩어리를 베개에 묻은 채 몇 번인가 벨소리 환청을 들은 것 같다. 술병은 우울증 비슷한 데가 있다. 2008년에 읽은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민음사, 2004)을 뒤져본다.


우울증은 동요 상태의 동면이며, 에너지를 보존하는 침묵이자 위축이며, 모든 신체 조직들의 둔화이다. (598)


우울증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활력이며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삶은 슬플 때조차도 생기에 차 있다. 어쩌면 내년쯤 나는 다시 무너질 수도 있으며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 난 그런 감정들이 지긋지긋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삶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살아야 할 이유들을 발견하고 그 이유들에 매달리게 되었음을 안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삶을 한탄하지는 않는다. 나는 날마다(가끔은 투계처럼 용감하게, 가끔은 그 순간의 논리에 반하여) 살아 있기로 선택한다. 그것이야말로 드문 기쁨이 아닐까?  (652)


최근 <부모와 다른 아이들>(열린책들, 2015)로 돌아온 앤드류 솔로몬을 보고 반가웠다. ‘날마다 살아 있기로 선택’한 솔로몬에게서 힘을 얻는다. 보노 수프를 먹고 샤워하고 새사람이 되고 보니 주말이 끝나 있다. 이 소중한 활력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기 위해 금주-일주일!을 선언해본다. 여기 최소+완소 3인의 목격자 앞에. (지켜봐 달라;하하하하하하하하-)




P.S. 설탕을 들이부은 뜨거운 커피, 발코니, 눈이 오고 있다.





덧글

  • 2015/01/19 09:34 # 삭제 답글

    과연.. 지켜보겠습니당. ㅋㅋ
    저야말로 일주일 금주선언은 커녕 이틀에 한번만 마시자도 못지키고 있는 ㅠㅠㅠㅠㅠ
    술병과 우울증 비슷한 거 맞는듯..
  • 취한배 2015/01/19 13:22 #

    넹. 지켜봐 주세욤. 땡스-
    이틀에 한 번 마시기가 어쩌면 더 힘들지도 몰라요. 포 님도 저와 함께 금욕의 일주일, 어때효?ㅋㅋ
    아... 술병! 뭔가 더 심오하게 그 피폐함을 쓸 수 있다면.ㅜㅜ
  • 다락방 2015/01/19 10:50 # 삭제 답글

    저는 일주일 아니라 5일 금주 선언 해봅니다. 하하하하. 전 대상포진 약을 먹고 있는 중이라 가급적 지켜야할텐데요.

    아, 저 빵은 따뜻하겠죠? ? 쨈은 역시 딸기쨈이 최고인 것 같아요. 저는 피넛 버터도 포도쨈도 다 싫어요. 딸기쨈이 좋아요. 버터를 바르면 더 좋을텐데. 곱게 버터를 펴바르고 딸기쨈을 찐득찐득하게 바른 식빵을 커다랗게 한입 베어물고 싶어요, 측근님.

    자, 우리 금!주!
  • 취한배 2015/01/19 13:24 #

    5일 금주 선언! 지켜보겠음요. 하하하하흐흑 대상포진 저도 한 번 앓은 적 있는데 엄청 신경 쓰이고 아팠던 기억;; 약 잘 챙겨 드세요!
    물론 저 빵은 토스터에서 갓 나왔기에 따뜻했습니다. 썩은 냉장고에 버터는 보통 없고요.ㅜㅜ 쨈은 저도 딸기주의자.ㅎㅎㅎ
    금주금주- 완전!
  • 다락방 2015/01/19 12:12 # 삭제 답글

    측근님 ㅠㅠ
    7만원에 머그컵 두개 주는 이벤트 종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멘붕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취한배 2015/01/19 13:26 #

    아아아아. 저 술 퍼마시느라 주문을 놓쳤더니.ㅜㅜㅜㅜ
    <작가란 무엇인가>ㅠㅠㅠㅠ 무엇인지 알기엔 너무 먼 그대... 진심눈물.
    슬픈 소식 나눌 수 있어 그나마 감사+위로+흙흙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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