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비치 Smoking

소울 비치 - 6점
케이트 해리슨 지음, 이영아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판타지, 로맨스, 오글오글 페이지 터너. 3부작 중 1편이라는 건 알았지만 큰 사건 자체가 풀리지 않고 끝나는지는 몰랐다. 꼼짝 없이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


샘이 내 옆에 서자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한다. “가봐, 앨리스. 언니를 찾거든 우스갯소리나 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겨. 이 빌어먹을 곳에서 내가 배운 게 있다면, 사람들은 가진 것을 잃고 나서야 그 귀중함을 안다는 거야.” (143)


“안 되겠어. 심각한 얘기 같은데, 그런 얘기를 취중에 하면 나중에 후회할 거야.”
대니가 씨익 웃는다. “내 생각은 달라. 꼭 해야 할 얘기를 적절한 때에 안 하면 더 크게 후회하지. 오래전에 죽고 나서 내가 얻은 교훈이야, 앨리스.” (305)


가벼운 소설이긴 하나 죽음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림보에 존재하는, 젊어 죽은 영혼들과 접속하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죽은 이를 얼마나 그리워하면, 더구나 억울한 죽임을 당한 언니가 얼마나 애달프면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심정과 왕따 문제, 현대의 온라인 관계에 대해서도 말을 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살인자의 어두운 마음이 전체적으로 깔려 있으면서 문장이 짧고 쉬워 잘 읽힌다. 오글거린다고 하면서도 이런 문장은 옮겨 놓능.


“대니.” 그의 이름을 말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짧고도 가장 아름다운 시를 암송하는 것과 같다. (389)


세상에서 가장 짧고도 아름다운 시라... ‘대니’ 만큼이나 특색 없고, 더구나 착하고 약해빠진 듯한 내 본명을 나는 싫어하는데, 사실 이름 자체보다는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시가 되기도 하고 상투성이 되기도 하더라. 이름이 시라니 덧붙이자면, ‘취한배’는 시다. 랭보의 <취한 배Le bateau ivre>. 치앙마이에 갔을 때 저 제목을 한 호텔이 반가워 거기 묵었는데 알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주인장이 프랑스 사람이어서 대화를 꽤 했었던 기억도 난다. 이름은,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는 내 이름도 당신이 부를 때 참 좋았다.







덧글

  • 2014/12/30 10:32 # 삭제 답글

    오.. 저도 치앙마이에 좋은 기억이 있지요. ㅎㅎ
    자꾸 이름 부르고 싶어지면 좋아하는 거더라구요 취한배님. ㅋㅋ 자주 소식 전하고 싶은데 여행중이라 그런지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시간은 많은데.. 이상하죠.

    고등어만 저리 드시다니 짠합니다. 제 밥상 생각이 나서 ㅋㅋㅋ 먹고 싶다 고등어 ㅠㅠ
  • 취한배 2015/01/01 15:28 #

    오. 치앙마이에도(어딘들;;?) 좋은 기억.ㅎㅎ 휴, 지금 생각하니 참 좋았어요, 치앙마이.
    이름을 부르고 불리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본명이든 별명이든. 포포포 님. ㅋㅋ 소식 전하기에 연연해하지 마시고 여행 자체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감상은 나중에 더 잘 정리된 글로 나올 걸요? 저 예전 직업이 찍사였는데, 건질 사진을 생각하다보면 정작 배경이나 장소를 저는 전혀 보지 못한 경우가 태반. 이상하지요? 그렇더라고요.
    안 그래도 아래 밥상 사진을 올리면서 혹시 멀리 계신 포 님께 민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생선은 뭐, 유럽에도 있으니까! 했어요.ㅋㅋ 물론 저런 모양새와 맛은 아니겠지만. 생선이 좀 비싸지요, (스페인은 몰라도) 프랑스는. 그 사람들, 연말에는 해물음식점에 잘 가곤 하는데, 포 님도 어울려서 풍성하고 맛있는 요리+파티 즐기셨길 바랍니다. 해피 뉴 이어R-
  • 달을향한사다리 2014/12/31 15:51 # 답글

    림보의 영혼들과 어떤 식으로 접촉하는지 궁금한데요^^ 혹시 예전에 읽었던 <굿바이, 욘더>에서처럼 온라인으로?ㅋㅋㅋ 이 책도 찜!

    취한배님 올 한해 감사했어요^^ 행복한 새해 되세요~
  • 취한배 2015/01/01 15:30 #

    온라인으로 맞아요! 컴퓨터, 온라인, 그런 느낌을 주려고 '접속'이라는 말을 썼는데, 사다리 님처럼 '접촉'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굿바이, 욘더>도 그런 설정이군요? 청소년 소설을 퍽 좋아하시는 사다리 님은 이 책을 저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ㅎㅎ 어서 2,3권이 나와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글루스로 이사 와서 사다리 님을 이웃하게 되어 저도 무척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답이 늦어 벌써 새해네요?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셔야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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