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와 사랑, 책지름 Smoking

악몽 - 8점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포레


짧고 강렬한 <베르셰바>로 시작해서 꽤 길고 무시무시한 <옥수수 소녀>로 끝나는 작품집. 거의 통쾌할 정도로 화끈한 첫 작품으로부터 뒤로 갈수록 서서히 악몽 같은 답답함과 무서움으로 무게가 옮겨지는 것은 어쩌면 복수의 감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망설이다 복수하지 못하고 억울함을 그대로 가진 채 화해 아닌 화해를 하게 된다든지(화석 형상, 알광대버섯), 빼앗긴 사랑에 복수하고 싶은데 그런 정도로까지는 아니었다든지(아무도 내 이름을 몰라), 복수는커녕 악의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심한 마음이라든지(도움의 손길). 그리고 끝으로, 최고의 복수는 어쩌면 건강과 사랑을 회복하는 삶이라는 것까지(옥수수 소녀).


아니나 다를까 <옥수수 소녀>에는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까지 달려 있다. 오츠에게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회복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에 이 중편을 넣어주어 무척 고맙기까지 했다. 아무리 끔찍한 악몽이라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끝이 있음을 넌지시 일러주는 것처럼.


ㅇㅇ은 **를 알기도 전부터 사랑했다. 이제 **를 알게 되자, 그는 자기 사랑을 확신했다. 그는 **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이 비밀을 기꺼이 지키리라 맹세했다. (441, <옥수수 소녀>)



그리고 기쁘고 슬픈 지름. 반값 책 10만원어치의 위엄(혹은 위험);


명화 달력을 넘겨보다가 내년 11월 셋째 목요일(즉 보졸레 누보 출시일)이 19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숱한 포도주잔들 사이 조디 포스터의 생일 건배도 있겠다는 뭐 그런 얘기.






덧글

  • 다락방 2014/11/13 23:37 # 삭제 답글

    우어- 근사한 인증샷입니다 축근님. 달력도 멋져요. 내일 모레는 저도 저 달력 고를래요!
    근데 정말이지 책도 책이지만 저 뒤에 와인병들에 자꾸 눈길이 가네요! 히히히히
  • 취한배 2014/11/14 11:01 #

    고맙습니다. 내일 모레? 주말주문요? 혹시 <소설가의 일> 때문입니까? (저처럼?;;;)
    방에 어차피 둘 데가 없어서 거실에 그대로 놓고 찍었더니 공병들 찬조출연, 다락방 님 눈길을 끌었다니,,, 성공!ㅋㅋ
  • 다락방 2014/11/14 08:36 # 삭제 답글

    으응? 내 블로그 가야지 라고 했는데 여길 먼저 와버렸네요? ㅎㅎ
    저 어제 위 댓글 쓰고 잤는데 꿈에서 측근님과 싸웠어요. ㅠㅠ 그래서 막 걱정했어요. 아 이제 측근님은 나한테 안오시는건가..하고 ㅠㅠㅠㅠㅠ 깨보니 꿈이었지 뭡니까!!
  • 취한배 2014/11/14 11:03 #

    ㅎㅎ영광스럽습니다! 여기가 즐찾아이콘으로 다락방 님 전화기에 있는 거예요? 그것도 다락방 님 블로그 아이콘 옆에?! 흐흐흐흐-
    아이, 왜 싸웠을까효.ㅜㅜ '처리하고' 넘어갈까요? ㅋㅋ 꿈에서도 우리는 짚고 넘어가는 사이였으면 좋겠어요. 히히
  • 달을향한사다리 2014/11/19 14:11 # 답글

    취한배님 리뷰는 매력적인데, 막상 공포소설이라니 멈칫하게되네요^^ 10만원어치 책의 위엄!
  • 취한배 2014/11/20 22:52 #

    사다리 님 공포소설 잘 못 읽으시는군요?! 으흐흐흐흐- 전 완전! 잘 읽는데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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