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북커버, 소년이 온다 Smoking


갖고 싶었다, 북커버. 여섯 가지 색깔 중에 회색 ‘비가 올 것 같아’를 선택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자동차를 처분하면서 얻은 지하철 독서시간이 더 우아해지게 생겼다. 착의샷.

 

 

근데 생각보다 그렇게 편하지가 않... 책장을 펼쳐 읽으려면 자꾸 책에서 분리되려 하는 껍데기.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럴까. 무엇보다 촉감은 꼭 말해야겠는데, 아니 말하고 싶은데, 뭔가- 기름진 타인의 피부 같은 게... 관, 관능적이다;!  알라딘 창비 북커버 이벤트는 여기.



소년이 온다 - 10점
한강 지음/창비


읽은 뒤 말문이 막히게 하는 게 있다면 아픔일 것이다. 쓰이고 다시 쓰여 읽히고 또 읽혀야 할 것도 그런 아픔이고 80년 광주다. 한강의 광주, ‘아무도 모독할 수 없도록’(211) 쓰인, 고맙고 고마운 소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99)


검열 후 ‘숯처럼’ 변하고 삭제되어 소리로 발화되지 못한 저 대사가 새롭게 가슴을 후벼 파는 최근의 또 다른 광주. 그들이 80년에 군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관료의 얼굴인가. 어제 읽은 『밤의 도서관』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다.


고문자와 살인자, 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른 독재자, 후안무치할 정도로 순종적인 관료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가 적나라하게 고발당해도 ‘왜?’라는 질문에 거의 대답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가 증명해주는 사실이다.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차가운 얼굴은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행위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는 저항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 도서관의 책들을 통해 나는 그들의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다. (…) 시간이 여러 세기를 가로질러 끝없이 흐르며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고 똑같은 현상을 목격한다면, 모든 범죄와 배신 및 악행의 진실이 결국에는 밝혀질 것이다. (…) 이때 가해자는 시간의 순환을 피할 수 없는 까닭에 희생자에게 용서를 빌어야만 할 것이다. (알베르토 망구엘,『밤의 도서관』256)


아, 오늘 날짜가-



p.s. 작년 이 날에 뉴스타파 후원을 시작했다. 올해는 아무것도 못했구나, 반성한다. 의욕조차 꺾는 이상한 기시감. 역사책에서 읽었던 공포정치. 간밤 동네수퍼에 술 사러 갔다가 계산하는 이가 '새마을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어 기절할 뻔, 욕하는 마음으로 '고맙습니다'했다. 엄마손마트,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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