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알라딘 책베개 Smoking

헤밍웨이 위조사건 - 8점
조 홀드먼 지음, 김상훈 옮김/북스피어

 

훗날 헤밍웨이는 이 사건을 자못 태연하게 전하면서, 결과를 놓고 보면 원고를 잃어버린 게 자기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고까지 했다. 그사이 그는 문체를 세련되게 다듬고 생략의 기법을 익혔다. 말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장황한 설명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초기 원고에만 계속 골몰했다면 아마도 이런 인식에 이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30)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알렉산더 페히만, 문학동네) 은 유명한 책도 큰 책도 희귀본도 아니지만 한 번씩 찾게 된다. 아직도 내 손 닿는 곳에 있음이 고맙다. 이 책의 2장이 바로 ‘헤밍웨이의 여행가방’이다. 첫 부인 해들러가 헤밍웨이의 미발표 원고 가방을 잃어버린 사건. 『헤밍웨이 위조사건』이 거기에서 비롯된, 있음직한 헤밍웨이 위조를 소재로 하고 있음은 금세 알 수 있다. 표지 사진 또한 본문에 언급되는 카쉬Karsh의 출중한 헤밍웨이 인물사진.


 

아, 그런데-

북스피어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인 걸 감안하자. 차분한, 고전적인, 핍진한 그런 ‘위조사건’은 아니다. 뭐랄까, 좀 많이 나간다. 평행우주,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 헤밍웨이 빙의 등. 초반의 분위기와 후반의 감흥이 아주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은 나의 취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존이 압생트를 마시는 순간 뭔가 삐걱대기 시작하는 것만 보아도 이 꿈 같은 느낌이 어쩌면 취기로 안내하는 초대장일지도. 문학동네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프로모션으로 따라온 헤밍웨이의 『Men Without Women』이라는 작은 까만 책까지도 반갑게 뒤져보게 된다.


“감초 맛이네.” 젊은 여자가 말하며 잔을 내려놓았다.
“다 그래.”
“그래요.” 여자가 말했다. “다 감초 맛이죠. 특히 오래 기다렸던 것들은 다. 압생트처럼.”
(『Men Without Women』, 「하얀 코끼리 같은 산」 9)


또 일 온스를 잔에 따랐다. 이번에는 물을 섞었다. 문득 새로운 것에서 모두 감초 맛만 난다고 한탄하던 「흰 코끼리 같은 언덕」에 등장하는 외로운 여인이 생각났다. 이 기묘한 단편을 썼을 때 헤밍웨이는 무엇을 마시고 있었던 것일까.
(『헤밍웨이 위조사건』89)


헤밍웨이+위조+평행우주.
각각 만해도 엄청난 요소들이 한데 묶였다. 글쎄-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니까.



한편, 여전히 사랑스러운 알라딘. 책 아닌 것 찾기. 

베드신
 


다른 말로 침대 컷(그리고 초점은 어디로, 라는 전직찍사의 한숨). ‘베개’까지는 역할을 못할 것 같고, 그냥 귀엽고 몰랑해서 곰인형 같은 느낌. 즉, 실용보다는 장식소품. 그럼에도 ‘무진기행’버전이 또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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