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우주 Smoking


레드셔츠 - 8점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이 사람들 말이 맞아. 자네가 만든 우주는 쓰레기야.” (290)


그냥 장난인지 심각하고 심오한 어떤 철학인지, B급인지 고급인지, 과학소설이나 드라마에 대한 오마주인지 조롱인지 판단할 수 없다. 아니 판단할 필요가 굳이 있지는 않게, 재미가 있다. 띠지에 인쇄된 ‘메타픽션’이라는 말도, 읽고 나서는 수긍하게 된다. ‘전통고전소설’에서는 미겔 데 우나무노의 <안개>에서 볼 수 있었던 작중인물과 작가와의 황당한 만남까지도 떠올려볼 수 있겠다.

익살스러운 상황에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 가운데, 따뜻함만은 진짜. ‘쓸모 있는’ 일을 해야만, 그리고 자기 ‘짝’을 꼭 찾아야만 존재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뒤로 하고 말이지만. 뒤에 실린 ‘코다’까지 형식적인 구성이 마음에 든다. 옥에 티랄지 앞서 얘기한 B급에 맞춤한 설정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표현(혹은 번역?)에서는 확실히 뜨악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번에 너 나한테 ‘씹으로 갚을게.’ 수준의 빚을 진 거야. (213)


전체적으로 단정한 번역에 비해 정말 튀는, 또는 와장창 깨는 부분. 저게 정말 최선이었습니까...? 낯 뜨거워서 원. 저 문장으로 끝맺기도 찜찜할 지경이어서.


“짐작보다는 좀 더 신빙성이 있을 걸. 어쨌든 이 말은 할게. 네가 옳아.” (331)


네가 옳아, <고양이를 부탁해> 버전으로 하자면 “나는, 네가 도끼로 사람을 찍어 죽였다고 해도 네 편이야.” 저런 지지의 말을 듣고 싶다면 본인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어야하겠지. 실제로는 그렇게 하고 배반당하기도 하지만. 











덧글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