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이르는 병 Smoking




알라딘 반값 잔치와 경성지부 맥주잔의 여름이다. 무려 저만큼이 오만 원어치ㅎㅎ. 보관함에서 옮아온 책은 겨우 한 권-_-이었다는 비극에도 불구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


 

살육에 이르는 병 - 6점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시공사


친절한 노란 봉인이다. “주의! 순서대로 읽기를 권합니다. 절대로 결말이나 해설을 먼저 보지 마세요.”

순서대로 읽으라고 해놓고 펼치니 ‘에필로그’가 먼저 출현해서 당황했다. 혹시 일본책 제본 방식이라 판단한다면 낭패. 그냥 그 순서가 맞음.


그녀가 자주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따금은 몰라도 매일 먹으면 안 돼요. 염분이 많으니 스프는 조금만 넣고. 우유를 조금 섞는 것도 괜찮아요.”

히구치는 늘 그렇게 괴상하게 만들어 먹을 수는 없다고 고집을 부리며 도시코의 말에 따르려 하지 않았다. 장례식 이삼일 뒤, 그는 문득 그 말이 생각나 시킨 대로 해 보았다. 뜨거운 물을 약간 적게 붓고, 짠맛이 나는 분말 스프를 반만 넣은 뒤 우유를 넣었다. 속이 미식거리는 냄새가 났다. 참고 그걸 전부 먹었다. 다음 날도 그걸 먹었다. 그 다음 날도. 라면이 떨어지면 또 사와 그렇게 해 먹었다. 먹을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맛이 있어서 그렇게 계속 먹은 것은 아니었다.

속죄. 이런 게 속죄가 될 리 없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달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123)


유일하게 조금 찡한 단락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한 가지 트릭이 전부이나 장황하지 않은 점과, 특정 순간까지 쌓았던 서사 구조가 삐걱대기 시작하는 서술 부분이 멋지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이런 책에는 리뷰가 오히려 민폐, 그냥 허허- 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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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리소설상 수상작이란다. 번역 제목이 거의 다 말한다. 어디선가 본 듯하고 무언가를 닮은 듯하다. 윌리엄 요르츠버그 <폴링 엔젤>, 아비코 다케마루 <살육에 이르는 병>, 마거릿 밀러 <내 안의 야수> 같은 거. 그러니까, 1인칭 시점 서술 트릭. 그러나 분명한 건, “내가 누구고 어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