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와 철학 NoSmoking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 8점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한빛비즈


 

톰 요크의 목소리는 모든 음악적 요소들의 회전축이다. 그의 음악을 상상할 때 집, 탱크, 별과 우주, 추상적인 형태를 띤 파이프와 튜브, 톱니바퀴, 넝쿨 가시, 컴퓨터 서버와 보드, 빛줄기와 빈 공간을 그려야 한다. 그런 음악은 마치 살아 있는 듯한 기계의 감정을 표현하고 음악 속에서 목소리는 덫에 걸렸다가 보호되기를 반복한다. (73-74)


톰 요크의 몽환적이고 우울한 목소리와 우주적인(?) 느낌의 사운드, 간혹 폭발하는 순간들을 좋아했다. 얼핏 들리는 -그의 가사는 좀처럼 잘 들리지 않는다, 내가 영어 까막귀이기도 하거니와 그의 발성과 음악적 장치 때문이기도- 내용에서 불안과 저항을 살짝 감지할 정도로만 들었다고 할까. 노래의 가사를 꿰고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힐 책이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 살짝 아쉬웠다.


라디오헤드 음악의 카타르시스와 저항정신, 『Hail to the Thief』로 대표되는 정치적 메시지, 앨범의 ‘다운 받고 원하는 만큼 지불’이라는 판매방식을 통한 자본주의 비판, 몸소 실천하는 환경운동 등이 다양한 전문가들의 글로 소개된다. 환경문제에 관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아크라시아 개념을 가져와서 스팅과 비교되는 그들의 윤리적 행보를 잘 설명해주며, 세상에 대한 부조리와 저항을 얘기할 때는 카뮈를 소환한다.
 

4부까지는 딱딱하게 읽혀서 잘 몰랐는데 『In Rainbows』를 틀어놓고 읽는 5부의 두 번째 부분(19장이자 마지막 장)에서는 조금 놀랐다. 들리는 가사와 읽히는 소제목들이 똑똑 맞아떨어지는 경험.


황홀하고 베일에 싸인 무엇이었던 섹스를 되찾으려면 현재 퍼져 있는 생각들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욕망이 아니라 유혹이다. (…) 유혹은 성행위 혹은 오르가즘과 상관없이 섹스를 끝이 없는 게임라고 보고, 섹스를 죽이는 해부학적인 정의에 반기를 든다. 『In Rainbows』는 현재의 성생활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계몽주의가 물러난 이후의 섹스에 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 (338-339)


페리 오웬 라이트라는 저자가 쓴 장인데 보드리야르를 가지고 와서 섹스를 논한다. 서론이 있고, 첫 곡「15step」부터「bodysnatchers」로 이어져 마지막 곡 「videotape」으로, 결론은 다시 첫 곡의 가사 ‘왜 시작한 곳에서 끝나는 거지?’를 따와 장을 구성했다. 진실이 배제된 섹스, 과다실재인 포르노의 문제를 얘기하는 「bodysnatchers」로부터 ‘물리적인 몸은 신호로 변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은 상징적인 것이지, 해부학적인 운명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이끌어내는 게 아주 멋지다.


이상하다. 가장 최근 앨범인 『The King of Limbs』와 톰 요크의 솔로 앨범 『The Eraser』를 빼고는 나한테 다 있는 줄 알았는데 『KID A』와『Amnesiac』이 온데간데없다. 


   이거다.

설마, 아마, 그래 틀림없이, 전 애인의 짐 속에 묻혀 같이 떠난 게지, 휴. 라디오헤드와 함께 행복하라, 부디. 

『In Rainbows』의 「All I Need」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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