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Smoking


감염
로빈 쿡 지음, 홍영의 옮김/오늘



이 시절에 <감염>이다. 이 시절이라서 눈에 띄기도 했다. 모두 조심하고, 쾌차하고, 힘내시길 바란다. <감염>의 원제는 ‘Outbreak’다. ‘감염’보다는 ‘발병’ 쪽이겠다만. 소설은 1976년 자이르(그래, 오래된 책이다. 현재는 콩고민주공화국이렷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의 몇몇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곧이어 1987년 미국.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클리닉에서 발병한다. CDC(질병관리센터)의 신입인 마리사가 역학 조사에 나선다. 첫 실전 경험인 셈이다. 시간차를 두고 세인트루이스, 뉴욕, 필라델피아에서도 순차적으로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접촉, 격리, 통제, 검체 분석 등 지금 친숙한 여러 말들이 나온다. 그러나 로빈 쿡이고 메디컬 스릴러이므로…… 음모, 음모다!


“에볼라가 끊임없이 변한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죠. 그런데 이 미국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에볼라는 모두 같은 것이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것이 1976년 자이르에서 유행한 것과 똑같은 에볼라라는 사실이에요. 난 도저히 이 병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181)


마리사에 의하면 ‘역학 정보원이란 말하자면 의학상의 탐정 같은 것인데’(26) 말 그대로 탐정 역할 톡톡히 한다. 발병한 곳이 다 병원이고, 그것도 회원제 건강관리 시스템을 갖춘 현대적인 클리닉들이다. 네 곳 각각의 첫 환자도 의사에다 외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환자의 여행력, 병력, 최근행적 등 서류 검토와, 전화 문의와, 발로 뛰어다니는 마리사의 활약이 빼곡하다. 물론 방해하는 자들의 개입으로 더욱 스릴 넘친다. 신입 주제에 똘똘하고 날렵하다. 똘똘하고 날렵한데, 어떤 면에서는 완전 허당이다. 소설 속 적지 않은 주인공(탐정)이 그러하듯 독자가 ‘에잇 바보!’를 외치도록. 에잇 바보를 세 번쯤 외치다 보면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두둥. 절체절명의 순간에 난데없이 (로빈) 쿡, 터지는 웃음은 구판의 작은 오타 선물이다. 깜졸.



옛날 작품이라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고, 로맨스 요소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악한 음모는 흥미진진하다. 특히 미국 의료 현실에서는 있을법한 이권다툼 같기도 하다. 과장되기는 했겠으나 너덜너덜해지는 마리사의 모습에서 역학 조사관의 큰 수고를 본다. “역학자는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임상의와 전혀 다른 견해를 갖게 마련이라는 것을 명심해요. 따라서 하나의 데이터가 다른 의미를 가져다줄 수도 있어요. 임상의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보지만 당신은 그것을 전체적으로 봐야 하는 거요.”(57) 역학자, 임상의, 간호사, 검체진단 연구원, 확진환자, 나머지 시민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조심하고, 쾌차하고, 힘내시길 바란다2. <감염> 개정판은 이런 모습이다.





덧글

  • 최세희 2020/03/04 13:52 # 삭제 답글

    졸라 ㅋㅋㅋㅋㅋㅋㅋ
  • 에르고숨 2020/03/04 13:57 #

    오타 귀엽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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