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베일 Smoking


벗겨진 베일 (워터프루프북) 
조지 엘리엇 지음, 정윤희 옮김/민음사

엄두가 나지 않는 <미들 마치>(주영사 완역본으로 1416쪽, 52,200원) 대신 간단히 만나는 조지 엘리엇이다. 예민하고 허약한 래티머가 화자다. 래티머는 미래와 속마음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 단 한 사람, 버사는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이상하게 마음이 끌린다. (속마음이 읽히지 않아서인지 형의 약혼자여서인지는...) 평탄치 않은 미래가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래티머와 버사는 결혼한다. 보았던 미래가 그대로 펼쳐진다. 아는 미래를 산다는 건 이런 걸까. 의욕이나 의지, 욕망이라곤 없는 래티머다. 한 달 후 닥쳐올 자신의 죽음도 훤히 내다보고 남기는 기록이 이 책인 셈이다. 제목의 ‘베일’은 무엇인가. 당연히 버사의 비밀 되겠다. 78쪽의 짧은 이야기다. 대작 작가의 간단한 소품 치고 포장은 고급스럽다. 미네랄 페이퍼로 만든 방수 책이란다. 신기한데, 물에 넣어보지는 않았다. 뚝뚝 눈물을 흘릴 만큼 슬프거나 무섭지도 않았고. 간단히 만났더니 더 궁금해지는 <미들 마치>잖아. 보관함. 예지력과 천리안이 없는 나의 보관함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인간 곁에는 언제나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하므로 야만성을 이기지 못하고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충동적으로 악마의 잔을 들이켜고 만다. 현명함을 얻는 데에는 지름길도, 전용 선로도 없다. 그래서 그 오랜 세월 내내 같은 실수를 반복했음에도 결국 인간의 영혼은 가시로 가득한 황야의 피와 도움을 간청하는 눈물로 물들이며 걸어가야 한다. (39-40)


투명 파우치+벗겨진 베일+거미줄 책갈피가 한 세트




덧글

  • 최세희 2020/02/29 00:13 # 삭제 답글

    똑똑. 잘 지내시나요?
  • 에르고숨 2020/03/04 13:10 #

    넹넹. 잘 지냅니다. 책 많이 샀어요. 많이 읽지는 못하고.
  • 달을향한사다리 2020/03/03 16:19 # 답글

    저도 <미들마치> 궁금해요 ㅎㅎㅎ 언제 읽을 수 있을지... 일단 구매부터 해야할까요? 5만원이 넘던데...ㅎ
  • 에르고숨 2020/03/04 13:11 #

    너무 두껍고 비싸서 저는 아직 엄두가 안 나요. 사다리 님 도서관 휴관 풀리면 거기서 몇 페이지 맛보시고 맘에 들 경우 사면 어때요? 읽고 독후감 써 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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