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Smoking

액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최필원 옮김/오픈하우스


서쪽 호수Westlake라는 잔잔한 이름을 가진 작가가 세상에, 화끈해라. 정리해고 당한 주인공이 새 직장을 얻기 위해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찾아 죽인다. 끝. 이보다 노골적일 수 있을까. 정리해고와 실직상태가 촉발한 경쟁을, 말 그대로 살인으로써 보여준다. 신자유주의가 몰고 온 이기심의 극치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외침 이면, ‘내가 살기 위해 네가 죽어줘야겠어’가 돼 버린 현대 사회 풍자이겠다. 살인자가 되기 전의 나만큼 선량하고 무해한 이웃이 내 ‘적’이라는 사실도 가슴 아프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정리(해고)에, 피도 눈물도 없는 정리(살해)로 응하는 우리의 주인공. 제목을 환기하자면 <The Ax>다. 모종의 이유로 더 이상 자기 총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왜 도끼ax를 사지 않고 망치를 사지? 했던 사람, 나 혼자인 건 아니지? 적어도 한 번은 <죄와 벌>을 언급하리라 헛되이 예상했던 사람? 부끄럽도다.


ax : 1. 도끼  2. 재즈 악기 (기타, 색소폰 등)  3. 참수, 처형; 면직, 감원, 대삭감 (주로 공무원·공공 경비 등의) (네이버 사전)


“인원 축소 바람에 휩쓸리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더군요.”
그가 말한다.
“그래도 당신은 끄떡없지 않습니까.”
나는 말한다.
그가 수줍은 듯 피식 웃는다.
“오, 범죄는 성장 산업이거든요.” (213, ‘그’는 경찰임.)

 

덧글

  • 달을향한사다리 2019/09/02 15:09 # 답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총이 짱인 듯 한데, 저라면 도끼보다는 장검을 선택할 것 같아요. 멀리서 휘저어도 되잖아요 ㅋㅋㅋㅋ 이 책은 표지만 보고 선입견 생겨서 외면했었는데, 이웃님 글 읽으니 재밌을 것 같네요^^
  • 에르고숨 2019/09/07 20:27 #

    으잉, 이웃님. 피는 어쩌시려고;;ㅎㄷㄷ(아, 도끼도 피 나겠구나) 개정판 표지는 그럴듯한데 구판은 디자인 이상하죠. 저도 별 기대 없이 (안읽쌓 탑 줄이려고) 꺼내들었다가 의외로 재밌어서 놀랐어요. 그, 왜, 악인 주인공에 감정이입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죄책감 느끼면서도 편이 되능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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